세포부터 피부·장기·신체 일부까지
기존 장기 이식 한계 극복
동물 실험 대체, “윤리적 문제 해결”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의료계에 많은 변화와 혁신이 일어났다. (사진=팡세)

3D 프린팅 기술은 바이오 업계에도 혁명을 불러왔다. 비윤리적인 동물 실험과 장기 이식 시 불가피하던 면역 거부 반응을 해결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시켜주는 3D 바이오 프린팅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3D 프린팅 기술로 세포 복제부터 피부·장기를 비롯해 난치성 질환에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마운트 엘리자베스 노베나(Mount Elizabeth Novena) 병원 소속 자이딥 라즈 라오(Jaideep Raj Rao) 외과의사는 5월 27일 블루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두개골 결손과 안면기형 등에 3D 프린팅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며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의료인들과 환자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모두 높여준다”고 말했다.

라오 외과의사는 “본인의 세포를 바이오 잉크로 이용해 프린팅 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장기 생산이 가능하다”며 “인공 장기를 넘어 인공 뼈까지도 만들어 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싱가포르 Mount Elizabeth Novena병원의 외과의 Jaideep Raj Rao. (사진=Jaideep Raj Rao)
▲싱가포르 Mount Elizabeth Novena병원의 외과의 Jaideep Raj Rao. (사진=Jaideep Raj Rao)

3D 프린팅은 물체를 입체적으로 출력하는 시스템인데, 3D 바이오프린팅은 이런 3D 프린팅 기술에 사용되는 소재의 종류를 바꾼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종류만 다를 뿐 3D 바이오 프린팅과 3D 프린팅의 원리는 소재를 조금씩 쌓아 올린다는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다.

3D 바이오 프린팅은 세포의 생체 물질을 활용한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해 3D 프린터를 통해 여러 생체 조직 및 기관을 만드는 기술이다. 세포부터 조직·장기까지 복제해 이식이 가능하다. 환자의 세포를 배양해 3D 프린터로 피부를 직접 해당 부위에 출력한다. 환자가 필요한 부위를 스캔해 그 부위의 깊이와 넓이를 측정해 이를 기반으로 배양된 피부 조직을 맞춤형으로 인쇄한다.

측정된 부위에 맞춤형으로 세포가 피부를 덮기 때문에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포와 장기 등의 재현을 통해 불가피하던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 환자 본인의 세포를 이용해 바이오 잉크를 만들기 때문에 3D 프린팅을 실행하면 기존의 타인 장기 이식을 실시할 때 피할 수 없던 면역 체계의 거부반응이 없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본인의 세포이기 때문에 적응과 회복 기간이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3D 바이오 프린팅기기. 체내서 추출한 바이오 잉크로 목적에 맞춰 원하는 것을 출력한다. (사진=(주)팡세)

바이오 프린팅은 재생의학 연구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골격을 비롯, 피부·간·심장·신경·각막과 같은 조직의 재생 치료 연구에서 생체 조직 구조의 재현을 위해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에는 물론, 암 질환 발생과 치료 연구에도 적용되고 있다.

초기에는 생체 소재로만 출력해 세포가 안착해 자랄 수 있는 구조물로 활용하거나 골격의 보형물로 많이 연구됐다. 최근에는 세포들이 포함된 살아있는 구조체로 출력해 단순 구조를 넘어 기능적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장현준 연구원은 “3D 바이오프린팅은 약물 스크리닝과 질병 모델 응용을 위해 간과 근육과 내장 같은 여러 장기를 모사하고 암과 같은 모델을 만드는 데 적용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장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3D 바이오프린팅은 행잉 드롭(hanging drop)과 같은 다른 생물공학 기법과 비교하여 조직을 설계할 때 여러 세포 유형들을 보다 정확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여러 세포 유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공동배양과 혈관형성 가능성을 고려한 3D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게 하며 복잡한 공간적 위치를 잡아줌으로써 여러 소재를 처리할 수 있는 융통성을 제공하고 세포와 기질 간의 상호작용을 증대시켜 세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는 2019년 2월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코센리포트에 ‘3D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질병 모델릴 동향’ 제목으로 실렸다. 

또 3D 바이오 프린팅 전문 기업 (주)팡세 김금례 마케팅팀 과장은 지난 5월 13일 ‘2022 바이오 코리아’에서 블루뉴스 취재진과 만나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인공 암 질환 모델과 인간의 간·뇌를 비롯, 현재는 고품질 배양육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로봇 자동화 기술에 기반해 오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균질한 시료의 생산을 가능케 하고 결과 검증의 반복 횟수를 줄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